공명 III ― 언 땅에 피어나는

공명 III ― 언 땅에 피어나는

향설 김현지 · 2026 · 수채화 · 풍경화
작품 소개

이 작품은 서울시 사업과 연계된 CONNECTED SOUL 프로젝트에서 만난 익명의 시민 사연을 바탕으로 기획되었다. 마지막 항암 치료를 마친 뒤에도 통증과 두려움은 남아 있었지만, 사연자는 예배와 운동으로 일상을 이어갔다. 새로운 삶의 자리에서 하나님을 소개하고 글을 쓰며 더 나은 삶을 기대하는 모습에서, 나는 고통이 끝나기만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아픔 속에서도 삶을 향해 나아가는 힘을 보았다.

그의 이야기는 긴 겨울 끝, 얼음 사이를 뚫고 피어나는 복수초(福壽草)를 떠올리게 했다. 추위를 단번에 없앨 수는 없어도 그 속에서 꽃을 피워내는 복수초처럼, 사연자 역시 통증이 남아 있는 현실 속에서 신앙을 붙들고 자신의 일상을 다시 일구고 있었다. 나는 그 모습에서 고통을 지나 다시 피어나는 생명의 빛을 발견했다.

〈공명 III〉은 태양빛을 연상시키는 노란색에서 출발한다. 서로 다른 노란빛의 층위를 한 겹씩 쌓아 올리며, 얼어붙은 땅 위로 번져 나오는 빛과 다시 삶을 향해 나아가는 생명력을 표현하고자 했다. 반복되는 점의 축적은 사연자의 이야기에 한 점 한 점 응답하는 과정이자, 아픔 속에서도 이어지는 삶의 시간을 화면에 새기는 행위다.

이 작품은 사연자의 고통을 대신 말하거나 그 회복을 단정하지 않는다. 다만 통증 속에서도 하나님을 바라보며 한 걸음씩 삶을 이어가는 그 마음에 공명하고자 한다. 그에게서 발견한 생명의 빛이 작품을 마주하는 또 다른 누군가에게도 건너가, 아직 추운 시간을 지나고 있는 마음에 작은 희망으로 피어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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