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숨결
수채 / 2026
Jaden Park
짙은 갈색과 탁한 황색이 뒤엉킨 두 마리의 사자가 화면 중앙에서 정면으로 맞부딪힌다. 왼편의 사자는 몸 전체를 낮게 끌어올리며 앞으로 치받고, 벌어진 입 안의 붉은 기운과 검은 이빨이 한순간의 포효를 드러낸다. 오른편의 사자는 몸을 비스듬히 틀어 받아내며, 갈기와 어깨 주변으로 번진 노란 물감이 역광처럼 번쩍인다. 배경은 구체적인 풍경 대신 흙먼지와 물기 같은 중간색의 얼룩으로 남아 있어, 어디인지 알 수 없는 들판 한가운데에서 오직 이 충돌만이 또렷하게 떠오른다.
수채 특유의 번짐과 긁힌 자국이 겹쳐지며, 털의 결과 날아오르는 먼지를 동시에 만든다. 사자의 갈기 위로는 붓이 여러 번 오가며 남긴 선과 긁힌 흰 흔적이 뒤섞여, 부드러운 털과 거친 흉터가 한 몸에 공존하는 피부를 만든다. 발치 주변의 옅은 청록과 회색은 땅과 그림자를 구분하기보다, 싸움의 진동이 번져 나가는 파장처럼 퍼진다. 단단히 닫힌 윤곽선 대신, 물이 스며든 자국과 긁어낸 자리가 반복되며, 찢기고 밀려난 힘의 방